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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는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공식을 벗어나, 사회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편견과 인간애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여인 공주(문소리 분)와 전과자인 종두(설경구 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정상’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기존의 멜로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오아시스"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사회가 소외시키는 사람들의 삶과 그들만의 사랑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와 사회적 의미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내용
세상의 틀을 깨고 찾아온 사랑
영화는 출소한 종두가 가족을 찾아가지만 그들이 그를 반기지 않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도 불구하고 가족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사회는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정을 방문하다가 공주를 만나게 됩니다. 공주는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녀 역시 세상의 편견 속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로 시작되지만, 종두는 점차 공주와 교감을 나누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세상이 쉽게 허용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종두의 가족과 공주의 가족은 이들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공주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그들의 사랑을 막아섭니다. 결국 종두는 다시 사회의 벽에 부딪히게 되고,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 과연 현실 속에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평등한가?
① 사랑의 기준은 무엇인가?
영화는 관객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종두와 공주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멜로 영화의 주인공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들의 사랑은 불완전하고, 때로는 거칠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관계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들의 감정이 진실된 것임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사랑이란 결국 감정의 교류이지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우리가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비판합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특정한 모습으로만 받아들이려 하지만, 오아시스는 사랑이란 감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주어진 조건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② 사회적 편견이 만든 벽
종두와 공주의 사랑이 세상에 의해 거부당하는 이유는 그들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종두는 전과자로 낙인찍혔고, 공주는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적 보호의 대상이 되지만, 그들의 감정과 욕망은 결코 보호받지 못합니다.
특히, 공주의 가족은 그녀가 종두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이용당한 것’이라고 여깁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랑을 원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장애인과 그들의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일방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종두 역시 사회로부터 배제된 존재입니다. 그의 가족조차 그를 부담스러워하고,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사회가 얼마나 쉽게 한 사람을 ‘낙인’ 찍고 그 틀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지 않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③ 현실 속에서 가능한 사랑인가?
영화는 종두와 공주의 사랑을 이상적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랑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우리는 이런 사랑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관객들은 종두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공주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불편함을 통해 우리가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랑의 기준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사회적 편견 속에서 배제된 사랑이 얼마나 많은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이죠.
'오아시스'가 남기는 메시지
영화 "오아시스"는 단순한 멜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사회가 소외시킨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진정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과 사랑의 본질을 묻는 작품입니다.
종두와 공주는 사회가 쉽게 인정하지 않는 존재들이지만, 그들은 서로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마주하는 사회적 장벽은 단순한 영화 속 설정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도 존재하는 문제들입니다.
"오아시스"는 단순히 감동을 주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입니다. 우리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한 곳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