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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심원들'은

    영화 "배심원들"은 2019년 개봉한 홍승완 감독의 작품으로, 실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의 법정 안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법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감동과 유머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정의란 무엇인지, 법은 어떻게 사람을 판단하는가, 그리고 일반 시민이 정의 실현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배심원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허구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고, 문소리, 박형식 등 연기파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가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직 낯설었던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 모두가 법의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내용

    낯선 재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에 임하게 된 여덟 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배심원이 되어 피고인의 유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이들은 각각 나이, 성별, 직업이 다른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배우 박형식이 맡은 ‘권남우’는 스타트업 CEO로, 원칙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시선을 대변하며 이야기의 중심에서 흐름을 이끕니다.

    이 배심원들은 처음에는 재판의 중대함을 실감하지 못하고, 단순한 여론조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며 피고인의 진술과 증거, 그리고 판사의 질문이 이어질수록 이들은 점점 더 사건에 깊이 몰입하게 되고, 스스로 진실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피고인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이들은 단순한 관객이 아닌 ‘참여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관객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과연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삶을 판단할 자격이 있는가?” 평범한 시민들이 어떻게 공동체적 판단을 통해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법정은 판사만의 무대가 아니다

    "배심원들"의 가장 큰 미덕은 ‘법정’을 특정한 권위의 공간이 아닌, 다양한 시선과 경험이 어우러지는 ‘참여의 장’으로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판사 김준겸(문소리)은 절차와 법리에 따라 재판을 이끄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시민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그들의 시각을 통해 사건을 재해석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판사와 시민, 그리고 피고인의 진실이 얽히며 사건은 단순한 폭행치사 사건 이상의 윤리적 딜레마로 확장됩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배심원들이 재판 후 함께 회의하며 토론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권남우를 비롯한 배심원들은 피고인이 처한 삶의 조건과 과거, 그리고 진술의 신빙성을 근거로 유무죄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며 갈등합니다. 이는 단순한 드라마적 장치가 아니라, 실제 국민참여재판이 가지는 구조적 장점—시민의 참여를 통한 다양한 관점의 반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입니다.

    이 장면은 민주주의가 단순히 ‘표를 던지는 일’이 아닌, 서로 다른 생각을 듣고 설득하며 함께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배심원제의 핵심은 바로 이 ‘소통’과 ‘참여’에 있습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법의 현장이 시민의 현실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주인공은 시민이다

    결국 영화 "배심원들"은 법정에 선 피고인보다도, 배심원석에 앉은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들은 법률 전문가도, 판사도 아니지만 ‘정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결을 내립니다. 영화는 그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도 메시지를 던집니다. “정의는 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 속에 있다.”

    이 영화의 감동은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성실하게 임하며, 진실을 찾기 위해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는 이 평범한 시민들이 만들어낸 결말은 법정물 이상의 휴먼드라마로 관객의 마음에 남습니다. 정의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가능성이라는 점을 영화는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더 나아가 영화는 시민 개개인의 목소리가 국가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참여 민주주의’의 본질을 설득력 있게 전개합니다. 이 메시지는 단지 법정 안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삶 전체에 연결되는 가치로 확장됩니다.

     

     

     

    '배심원들'이 남기는 메시지

    "배심원들"은 단순한 법정 영화나 실화 재현을 넘어, 관객 모두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던 초창기의 혼란과 가능성을 함께 그려냄으로써, 영화는 법이라는 낯선 세계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정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며 설득력 있게 그려졌습니다.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단지 사건의 진실을 쫓는 스릴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도 참여와 판단의 주체임을 깨닫게 만듭니다. ‘법’이라는 제도 속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정의가 결국 우리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는,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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